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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슨스 스쿨 졸업하면 뭐하나요? (유학준비생 유학생 미대준비생 미대생에게 꼭 해주고 싶은 이야기)
    미대 나와서 뭐하니? 2020. 6. 1. 01:37

    안녕하세요! 오늘은 세계 유명 탑 3 패션스쿨 파슨스를 졸업하면 뭐하는지에 대해서 쓸려고 합니다.

    네 그렇습니다. 전 유명 패션 스쿨 파슨스를 졸업한 사람입니다.

     

    14st street 에 위치한 파슨스 학교 추억이되어 버렸네요 ㅠㅠ

     

    파슨스는 패션 스쿨로 굉장히 유명하지만 패션 말고도 정말 많은 학과들이 있어요. 일러스트, 그래픽, 커뮤니케이션, 건축 그리고 재즈음악까지 정말 다양한 학생들이 다니는 학교입니다. 정말 장점이 많고 많은 걸 배울 수 있는는 학교인데 저는 제과를 전공하면 뭘 배우고 뭐 먹고살 수 있는지에 대해서 써 보려고 해요.

     

    제가 졸업한 과는 Strategic Design and Management라는 과입니다. 다들 처음 들어보면 응? 하시는데 세계적으로 이 전공은 하나밖에 없는 거 같아요. 지인들한테는 편하게 의류학과야라고 얘기하지만 의류학과의 요소를 가지고는 있지만 전 다르다고 생각해요. 커뮤니케이션 디자인과 미술 비즈니스를 같이 배우는 과라고 생각을 합니다. 

     

    1학년 때는 모든 파슨 학생은 파운데이션이라고 해서 기초 미술을 배웁니다. 이때는 교양수업 아트 히스토리 및 지루한 수업들 배우고 막 관심도 없는 파인아트 수업받고 포토샵 수업 이런 거 다 받아요. 이런 건 학교 입학하기 전에 배워야 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파슨스는 한국 미대랑 입학조건이랑 커리큘럼이 달라요. 한국 미대는 미술을 고등학교 때부터 엄청 잘하고 입시미술을 잘하는 친구들을 뽑아서 다들 그림을 잘 그리는데 파슨스는 그렇지 않아요. 저만해도 아직도 사람 졸라맨으로 그린답니다. 패션디자인은 다르지만 저희 과는 미술에 대한 열정, 배우려는 의지 그리고 약간의 재능과 '개성'을 봅니다. 이 개성이라는 건 정말 중요한데요 아직도 전 이 수업이 생각납니다.

     

    교수님이 담배값을 올려놓고 이걸 그려봐라라고 했습니다. 한국 학생들 저 말고도 있었는데 보자마자 바로 길이 재고 똑같이 그려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제 다들 그린걸 서로 보자고 하는데 충격이었습니다. 다른 학생들은 담배값은 커냥 이상한 검은색 도화지를 그리거나 담배 한 까치를 그리거나 악마를 그리 거나했습니다. 교수님은 왜 이렇게 그렸니?라고 묻기 시작했는데 저는 눈에서 보이는 대로 그렸습니다라고 말했고 다른 학생들은 저는 개인적으로 담배는 악하다고 생각해서 악마를 그렸다, 저건 검은 기운을 뿜어서 검게 그렸다, 저는 지금 긴장을 많이 해서 어지러웠는데 그 어지러움을 그대로 제 그림에 그려냈습니다 하면서 천차만별의 대답을 다양한 그림들을 봤습니다. 그래서 교수님은 모두가 정답이라고 했고, 미술은 이렇게 각자가 보는 게 다르다며 앞으로 파슨스에서 수업을 하면서 자기랑 다르다고 무시하지 말고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라라고 하고 첫 수업은 끝났습니다. 그 이후 수업들은 솔직히 지루해서 잘 기억이 나지 않아요 그렇지만 그 교수님이 했던 그 수업은 아직도 저에게 충격적이고 혁명적이었습니다. 저는 한국 교육에 찌들지 않고 나름 창의적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저 또한 결국에 이렇게 밖에 못 그리는 놈이구나 라고 생각을 했고 그 이후에는 창의적으로 생각하려고 졸업할 때까지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1학년이 끝나면 이제 2학년 때부터는 전공 수업과 자기가 관심 있는 분야 수업을 들을 수 있으며 전과도 가능하며 복수전공 신청도 가능합니다. 저는 입학 전부터 패션에서 일하고 싶어서 바로 패션마케팅, 브랜딩 수업을 대학원 수업이지만 추가로 신청을 했고 교양과목을 듣지 않았습니다. 교양과목은 너무 재미가 없어서였죠. 그래서인지 3, 4학년이나 대학원생들이랑 같이 수업을 하면서 많이 배웠습니다. 어렸을 때는 패션 바이어, 마케터가 꿈이어서 그런 쪽으로 조언을 많이 들었는데 개인적으로 느끼기에는 패션 디자인은 포트폴리오가 있지만 저희 과는 보여줄게 이력서 하나였습니다. 이력서에 무조건 경력이 많은 게 좋다고 생각을 해서 저는 1학년 때부터 인턴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1학년때부터 인턴을 하기가 쉽지는 않지만 선배들에게 조금만 부탁하면 아주 어렵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저는 1학년때부터 4학년 때까지 단 한 번도 인턴을 안 한 적이 없었습니다. 정말 많이 힘들었어요. 출근하고 퇴근하면 저녁 수업 듣고 저녁 수업 끝나면 과제하고 그다음 날 출근하는 삶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또 노는 건 좋아해서 금토일은 죽도록 놀고 평일 죽도록 일하고 젊어서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저는 다른 학생들처럼 학교만 다녀보고 싶다가 꿈이었어요. 일을 안 하고 학교에만 집중하면 과제를 더 잘해 갈 수 있을 텐데라고 생각했고 그거 때문에 점수가 많이 깎이기도 했습니다. 1학년 때는 또 군대 가기 전이라서 막살았거든요 ㅎㅎㅎ 그렇게 해서 저는 졸업할 때쯤에는 남들이 와.... 하는 이력서를 만들었습니다. 일해본 브랜드를 나열해보자면 3.1 Phillip Lim, Hermes, SJYP, O'2nd, Acne Studios, Comme des Garcons, Issey Miyake에서 일을 해보았습니다. 학교에서 좋은 교수님과 좋은 친분을 쌓아서 교수님을 통해서 취직을 하는 친구들도 있고 과제를 하다가 마음 맞는 친구들끼리 사업을 하는 친구들도 있고 너무나 다양해요.

     

    제일 중요한 거는 파슨스 다니면서 성실해야 된다는 점입니다. 파슨스가 학비도 비싸고 뉴욕 생활비도 정말 비쌉니다. 파슨스 졸업생들 중에서는 학교에서 배운 거 하나도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물론 중간에 자퇴하고 잘된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렇지만 졸업생들 중에 파슨스 나와서 도움된 거 하나도 없다 라고 하는 분들은 그만큼 자기가 학교에서 흡수를 못했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오늘은 이렇게 제 이력과 파슨에 대한 소개를 가볍게 했는데요 다음 글에는 파슨스에서 어떤 점이 좋았는지 자세히 써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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